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물류전에 다녀왔다.

카트에 여러 종의 물건을 담은 채로 게이트를 통과하기만 하면, 계산대 모니터에 모든 물품 목록과 가격이 한꺼번에 찍혀 나온다.  

이마트 같은 쇼핑몰에서 계산대 직원이 물건마다 바코드 스캐너를 일일히 들이밀지 않아도 자동으로 계산될 거라는 상상은 곧바로 현실로 다가올 듯 하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다니던 시절 수십만종의 책을 보관하고 입출고하는 일의 복잡함을 체험한 적이 있던 터라, 이런 기술의 발전이 소비자들의 생활 편리뿐 아니라, 산업 전체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체감은 어렵지 않았다.

알라딘이 처음 오픈한지 일주일째 되던 날, 신문 지면에 기사가 보도되자 한꺼번에 80명의 고객으로부터 780권의 책 주문이 들어왔다.

서가 하나 변변히 없던 우리 회사는 사장이 직접 동대문 도매상에 나가서 책을 사오고.. 다섯 명의 직원(개발팀, 편집팀, 경리부)들이 다섯 평 남짓한 사무실 한쪽 귀퉁이에서 박스를 펼쳐놓고 책을 싸서 보내느라 진땀을 뺐었다.

그러다가 곧 아래층에 서가를 마련하여, 자주 주문이 들어오는 책들을 비치하기 시작.. 몇 달 안되어 또 다른 층으로 서가를 확장.. 2년 만에 파주 출판유통단지에 100만권의 재고를 운영하는 물류서가를 구축했다.

질좋은 책정보 소개와 편리한 인터넷 주문시스템 구축이 한 축이라면, 방대한 물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또 다른 축의 숙제였다.

마치 우아한 백조가 물밑에서는 안간힘을 다해 물살을 헤치는 것처럼, 주문하는 사람들은 클릭 몇 번에 간단히 책을 담지만 고객 손에 제 때에 책을 보내주기 위해서는 방대한 물류와의 전쟁을 치러야만 했던 기억이 새삼 새롭다.
 
지금은 물론 수면 위의 우아함만 유지하면 되는 고객이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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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nn

2008/05/29 05:21 2008/05/29 05:21